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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칠월이여- 홍경흠

기사승인 2022.07.25  21: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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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숲 어디쯤에 나무집 한 채 있다. 담도 대문도 없는 집, 바람이 불면 바람이, 비가 오면 비가, 별이 뜨면 별이 집안으로 먼저 들어와 쉬는 집, 저 집 주인은 누구일까? 숲 우듬지에 자리 잡은 고대광실 자연친화적이다.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별별 일을 다 겪고 나면,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맑음과 흐림 사이에서, 멋지게 산 것 같지 않아서, 길 위를 달리는 몸과 마음이 하나다 라는 것에 어깃장의,
 
 말 폭탄이 떠다닌다. 때로는 무겁고 때로는 가벼워서, 빠르게 혹은 느리게 귀 기울이면, 그 말 폭탄이 수직으로 내리꽂혀, 싹을 틔우기도, 찌르기도 해서, 누군가에겐 감추고 싶어 한바탕 그럴듯한 허수를 던지면,
 
 해골이 웃는다. 모든 정보가 한눈에 보이는 세상인데, 자신만이 똑똑하다는 착각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줄도 모른 채 인형이 되어가는 것이다. 숨긴 마음을 들여다보는 매뉴얼을 한번이라도 업데이트 했다면,
 
 이미 우리 곁에서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는 인공지능의 윤리적 판단까지 받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과학이 삶의 영역 안으로 밀물처럼 밀려올 텐데, 양심 불량을 우두둑 꺾어버리지 않으면, AI에 쓸려 갈 확률이 높다.
 
 과학이 발달될수록 악용될까봐 겁난다. 통점들로 얼룩진 과거를 돌이켜 보면, 과학이 세도를 부릴 때 가슴에 검푸른 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선용만 된다면 먼지 하나 튀지 않아, 힘의 낭비가 없겠지만,
 
 마치 성별 불문하고 형 동생으로 통하는,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이해관계를 떠나 그냥 형 동생 하듯이, 항렬로는 형제이니 모두가 한 식구다. 내력을 곰곰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핏줄이라는 것인데,
 
 이렇게 과학이 돌림자를 쓰는 형제자매처럼 칠월의 푸름처럼 짙어지면, 눈빛들이 반짝일 수밖에 없다. 꽃잎을 하르르 날리며 향기와 빛을 자르르 깔고 숲과 숲을 격의 없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들이 뭉치면 AI도 영원한 것을 찾아 길을 떠날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를 것이다. 영원한 것이란 이룰 수 없는 꿈과 같은데, 그 꿈이야 말로 과학이 발전하는 원동력이다. 
 
 아주 오랫동안 우듬지에 있는 저 견고한 집을 응시하다가, 스스로 달릴 수 없는 심장은 슬프다는 생각에 이르고, 언젠가 의지가 꺾인 채 시간에 끌려가는 육신의 비애는 얼마나 아플까 상상하면 가슴이 찌릿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얼기설기 엮은 완벽한 나무집에 몸을 누인다. 무한의 파란 하늘을 품고 유한의 내 존재를 맛보기로 했다. 흔들림 속의 속도의 쾌감과 일탈의 자유에 대한 다소의 불안감에 황소걸음으로 걸어 보니,
 
 칠월의 싱그러움이 흰 구름과 춤을 추면 산새는 무리지의 노래를 부르고 숲은 어느새 무도회장이 된다. 담도 대문도 없는 저 집은 어떻게 광활한 우주를 품었을까? 발길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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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금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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